충북 청주 서원대 정외과 4년 김찬우씨(26)는 취업원서를 낼 때마다 “이 서류는 뭐죠”라는 접수담당 직원의 질문에 얼굴이 달아 오른다.
문제의 서류는 ‘학내분규로 성적산출이 안돼 F처리 과목은 잠정점수이니 정정 점수는 다음에…’라고 적힌 교무처장의 확인서.
학교측이 학내분규 과정에서 해직처리한 교수들 과목에 대해 성적을 주지 않다가 학생들 성화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발급한 서류다.
김씨는 “당시 해직은 학교측의 일방적인 조치였고 교육부는 나중에 해직취소 명령을 내렸어요. 학교 치부를 드러낸 이같은 서류를 취업원서에 첨부해야 하다니…”라고 말했다.
이 학교 역사교육과 4년 이선희양(22)은 학교측이 이같은 성적증명서도 10월 말부터 발급해 그동안 준비해온 교원대 대학원(원서마감 10월14일) 지원기회를 놓쳤다.
이양은 “졸업을 앞둔 사범대생 3백여명은 대부분 1학기에 전공과목이 F학점으로 처리된 상태여서 이달 말까지 정정처리가 되지 않을 경우 전공 미이수로 교원임용고사에 지원도 못할 처지”라고 말했다.
성적처리 지연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서원대생은 1천여명.
이 때문에 11일에는 조기 성적산출을 놓고 학생비상대책위원회측과 총장 및 교무처 간부들간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학생들은 “최소한 원서라도 낼 수 있게 학교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지만 재단비리 문제로 벌써 9개월째를 맞는 서원대 분규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청주〓지명훈기자〉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