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윌리엄 모리스인가.
1백60여년 전 영국에서 인간다운 세상과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독창적인 사회주의 사상가. 뿐만 아니라 공예와 디자인, 건축분야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이론을 설파했던 예술가.
현실 사회주의가 몰락해버린 이념 전쟁의 폐허 위에서 왜 그의 사상이 부활하고 있는가. 그에게서 왜 ‘제3의 대안’을 찾는가.
저자(영남대 법과대학장)는 ‘삶의 인간화’‘삶의 자연화’를 통해 참다운 인간공동체를 구현하고자 했던 모리스의 사상은 21세기를 목전에 둔 우리에게 새로운 사회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본의 논리를 추종하는 자본주의는 물론 국가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 경직된 사회주의에도 반발했던 모리스. 그는 특히나 자본주의 체제가 필연적으로 잉태하고 있는 노동의 비인간성과 몰가치성에 대해 예술이라는 무기로 대항할 것을 주장했다. 그에게 예술은 노동자가 자신의 참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저항의 원리’였다. 그는 자유로운 노동에 기초한 예술을 통해 삶의 환경을 아름답게 만들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생태적인 삶을 이상으로 추구했다.
모리스는 자신의 신념을 역사 속에서 실현하기 위해 싸웠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그가 떠난지 1세기도 훨씬 지난 지금,그가 꿈꾼 것은 거의 실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생생하게 귓전을 울린다.
“그래, 확실히 그렇다! 내가 본 것을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다면, 그것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비전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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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우기자〉key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