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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25시]협회「밥그릇싸움」에 한국배구 내리막

입력 | 1998-11-16 19:13:00


올림픽이나 아시아경기대회 등 굵직한 국제대회에서 배구는 구기종목중 믿을 만한 메달 종목으로 꼽혀왔다.

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서 여자배구가 구기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획득했고 역대 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자배구는 금 1, 은 6, 동 2개를 따냈으며 여자배구는 금 1, 은 5, 동 3개의 성적을 올렸다.

내달초 개막하는 98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남녀배구는 당초 동반 우승을 목표로 삼을 만큼 전망이 낙관적이었다.

그러나 아시아경기대회를 앞두고 열리고 있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남녀배구가 연이어 참패를 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여자배구대표팀이 지난 주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8년만에 8강 진출에 실패한데 이어 남자배구도 15일 벌어진 세계선수권 예선에서 라이벌 일본에 완패를 당한 것.

특히 김세진 신진식 등 거포의 등장으로 막강군단으로 평가받고 있는 남자배구대표팀이 일본에 한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패한 것은 충격적인 일.

한국 남녀배구가 큰 대회를 앞두고 동시에 침체에 빠진데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대한배구협회 등 배구관계자들의 관심부족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집행부 구성을 둘러싼 잡음이 일어나면서 ‘제 밥그릇 지키기’에만 급급할 뿐 대표팀 운영 등에 대해서는 나몰라라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대표팀에서 공공연히 흘러나올 정도로 대표팀이 의기소침해 있는 것.

방콕아시아경기대회에서 남녀배구가 잇따라 추락한다면 밥그릇을 놓고 싸울 터조차 그나마 없어진다는 사실을 배구 관계자들은 명심해야 할 것 같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