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부는 16일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 주재로 경제대책각료회의를 열고 경기부양을 위한 23조9천억엔 규모의 긴급경제대책을 확정해 발표했다.
이번 경기부양책은 올해 4월 발표된 16조6천5백억엔 규모의 경제대책보다 7조엔이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오부치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99회계연도(99년4월∼2000년3월)에 2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에서 탈피해 1%이상의 플러스성장을 이루고 2000년도에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진입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야당 등에서 주장하고 있는 소비세율 인하는 곤란하다”고 덧붙였다.
▼대책내용〓일본정부가 이번 경제대책에서 특히 관심을 쏟은 분야는 △기업자금난 완화 △고용확충 △21세기형 사회기반시설 확충.
기업자금난을 덜기 위한 5조7천억엔 규모의 대출기피 해소책으로 일본개발은행 등 정부계 금융기관의 융자대상을 확대하고 도산금융기관과 거래하는 기업에 대한 보증제도도 강화키로 했다.
또 내년부터 소득세 및 주민세를 합한 최고 세율을 65%에서 50%로 낮추고 법인세율도 46%에서 40%로 낮춰 6조엔 규모의 감세(소득세 및 주민세 4조엔, 법인세 2조엔)를 실시한다.
고용대책으로는 1조엔을 투입, 중소기업 고용창출과 재취직 지원을 축으로 하는 고용활성화 종합계획을 실시하고 중장년 실업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를 지원하는 ‘긴급고용창출 특별기금’을 설립한다.
차세대 인터넷 구상을 통한 첨단전자입국(電子入國) 등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한 21세기형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강화하며 정보통신 환경 복지 재해복구 등 사회자본 정비에 8조1천억엔을 투자한다.
▼대책의 효과〓사카이야 다이치(堺屋太一)경제기획청장관은 “사회자본 정비와 소득세 감세, 3천5백만명에 대한 지역진흥권(상품권) 지급 등으로 2.3%포인트의 성장촉진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법인세 감세와 주택투자촉진책 고용대책 등의 효과를 포함하면 총 3%포인트의 성장 견인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일본정부는 또 특별고용대책으로 1백만명의 신규고용 창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경기대책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밝혀지자 도쿄(東京)증시의 닛케이(日經)평균주가는 13일보다 1백50.06엔 오른 14,428.27엔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경제대책의 성패는 일본 국민의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녹아 경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