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을 치료하는 획기적인 신물질을 교수 2명이 6년에 걸친 끈질긴 합동연구끝에 개발했다.
울산의대 김상희(金尙姬 ·63· 종양 혈액내과)교수와 이화여대 전길자(錢吉子 ·45 ·화학과)교수팀은 보혈강장제로 쓰이는 녹용에서 조혈(造血)을 촉진하는 성분만을 추출, 기존의 조혈촉진제보다 효과는 1.5배 가량 높고, 가격은 1백배 가량 낮출 수 있는 새로운 조혈촉진제 개발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라 수천만∼억원대에 이르는 백혈병 환자들의 치료비를 크게 낮추고 수조원규모의 세계 백혈병 치료제 시장 석권을 기대할수 있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김교수팀이 이번에 개발한 조혈촉진제는 녹용에 들어있는 5가지 조혈성분을 그대로 인공합성한 것. 조혈촉진제란 골수내에서 혈액을 만드는 근원세포인 조혈모세포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생리활성 물질.
따라서 항암치료를 받는 백혈병 환자나 골수이식 환자, 악성(재생불량)빈혈 환자들에게는 치료과정에 필수불가결한 물질이다.
김교수팀은 KJ9701∼5로 명명한 신물질의 국내 특허를 출원한데 이어 부광제약과 공동으로 신약 개발 계약을 했다. 최근 동물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교수팀은 곧 국제특허를 출원하고 내년중 인체 임상실험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번에 개발된 신물질은 기존의 조혈촉진제의 혈구생성 기능뿐만 아니라 항암치료로 저하된 면역기능을 활성화하는데도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김교수팀은 밝혔다.
함께 연구한 전교수는 “이번 조혈물질 개발의 의미는 학문적으로 녹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이 조혈기능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한 점”이라고 말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