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흐르는 하천을 꼬불꼬불한 하천으로.’
2002년 월드컵 축구 경기에 대비해 서울시는 직선으로 흐르는 하천을 원래 모습인 곡선형으로 바꾸기로 했다. 하천의 원상회복과 하천생태계 및 자연정화 기능을 복원하기 위한 것이다.
이 ‘자연형 하천 되살리기’대상은 월드컵 주경기장과 인접한 홍제천과 불광천을 포함해 탄천 성내천 방학천 성북천 등이다. 우선 99년에만 2백18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
현재 서울시내 하천의 특징은 하천변이 콘크리트로 뒤덮인 채 직선화 된 것. 홍수방지라는 ‘치수(治水)’만을 염두에 둔 설계 탓이다. 여기에 하천변 개발로 얻은 용지활용으로 인해 들어선 밤람원매립지의 신시가지, 지천 복개후 들어선 도로와 주차장 시설, 제방의 도시고속도로와 천변의 고가도로 및 전철레일 등의 각종 시설도 하천의 제기능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환경대학원 박종화교수는 “인간 편의위주의 하천정비로 인해 하천변 식생대는 사라지고 수변 생태계는 단순화 됐으며 갖가지 구조물 설치로 수중생물의 서식지도 크게 교란당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이같은 하천개발 사업이 60년대 이래 계속된 졸속의 개발논리와 88년 서울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시행한 기능위주의 도시정비 사업계획으로 인해 빚어진 것이라는 지적에 따라 하천의 물흐름과 기능을 원상회복 시키기로 했다.
자연형 하천공법은 하천 생태계를 보전하면서 치수 기능도 겸하는 자연친화적 방법. 물길 가장자리는 콘크리트를 씌우는 대신 돌망태나 돌을 채운 통나무상자로 보호하고 하천 가운데에는 여울을 만든다. 여울은 물흐름을 빠르게 해 하천바닥이 패도록 하며 물이 마를경우 물고기의 피난처로도 이용된다. 유속이 빨라지면 수온상승을 막아 녹조류 발생을 저지하며 자정능력을 높인다. 독일은 60년대, 일본은 80년대 중반부터 일직선 모양의 하천을 자연형으로 바꿔 왔다.
국내에서는 97년 경기 과천 부림동 앞의 양재천 3백m구간이 처음으로 자연형 하천공법으로 개수됐는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