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배기소음은 줄이면서 연비와 출력을 향상시킨 획기적인 자동차 소음기(머플러)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양대 공대 기계공학부 오재응(吳在應)교수는 16일 기존 머플러보다 소음을 최대 17㏈ 줄이고 연비와 출력을 10% 이상 높인 ‘액티브 머플러’를 개발, 특허 출원했다고 밝혔다.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이 소음기는 ‘소리로 소리를 잡는’ 방식을 채택한 게 특징. 소음기를 자동차 배기구 끝에 부착해 배기 소음의 음파를 측정한 후 반대 파동의 음파를 되쏘아 소음을 줄이는 방식으로 물리학의 ‘파형 상쇄효과’를 응용했다. 이 소음기 내부에는 음파를 측정하는 컨트롤러와 앰프, 스피커가 들어있다.
오교수는 “기존 소음기는 소음을 줄이기 위해 연비와 출력을 떨어뜨리는 게 불가피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음기 내부가 복잡해 배기가스가 완전히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엔진으로 일부 다시 유입되기 때문.
오교수의 소음기는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획기적 아이디어이지만 자칫 기술이 그대로 사장될 뻔했다.
96년 11월 연구를 시작하면서 오교수가 받은 자금은 불과 2천만원. 오교수는 “연구자금으로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기아자동차 기술고문 노릇을 10년 넘게 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뻔히 알았기 때문에 기꺼이 연구를 맡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도중에 기아가 ‘공중분해’되면서 상품화의 길은 멀어지는가 싶었다. 그러나 오교수는 연구비를 아껴가며 개발에 몰두해 결국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획기적 기술임을 알아본 다른 자동차 메이커들이 앞다퉈 연구실 문을 두드려 요즘은 한숨돌렸다.
오교수는 액티브 머플러로 6일 열린 대한기계학회 정기총회에서 학술상을 받았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