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時俗)’을 덜 타기 때문일까.
신간이 신간을 밀어내기 숨가쁜 출판시장이지만 인문 분야에는 스테디셀러가 많다. 해를 넘기고도 불쑥 베스트셀러 순위에 얼굴을 비치는가 하면 소설 비소설 분야의 책들이 여러 순배를 돌도록 굳건히 자리를 지키는 양서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효형출판), ‘한권으로 읽는 ∼왕조실록’시리즈(들녁), ‘문명의 충돌’(김영사) 등이 그 대표적인 예.
한영우 정옥자 금장태 김충렬 최원식 김준석 정민교수 등 인문학계의 내로라하는 학자들이 대거 필진으로 참여한 ‘시대가 선비를 부른다’. 조선을 떠받친 기둥이었던 큰 선비들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세상과 부대꼈던 그들의 내면세계를 밀도있게 짚는다.
‘한권으로 읽는 ∼왕조실록’시리즈는 출간 이후 백만권 이상이 팔려나가 역사서의 대중화 붐을 선도한 책. ‘조선왕조실록’ ‘고려왕조실록’편에 이어 ‘삼국왕조실록’편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격동의 한국현대사를 두 권으로 정리한 ‘대한민국50년사’도 선보였다.
사무엘 헌팅턴의 바로 ‘그 책’, ‘문명의 충돌’. 그의 문명론은 또 다른 제국주의적 시각을 반영한다고 해서 나오자마자 국내외 학계에서 격렬한 찬반양론을 일으키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기우기자〉key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