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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방송법안 보류 안팎]정치권 비난 못면할듯

입력 | 1998-11-16 19:39:00


국민회의가 16일 통합방송법안의 국회상정을 보류함에 따라 방송위원회의 위상 강화 등을 통한 방송개혁과 방송 독립성 확보, 위성방송 및 종합유선방송에 대한 대기업과 외국자본 참여는 상당기간 미뤄지게 됐다.

특히 고사(枯死)위기에 처해있는 케이블TV업계는 이번 결정으로 규제완화와 업계조정이 미뤄지면서 경영난이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위성방송 역시 장기간의 공전(空轉)이 내년까지 이어지면서 추가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프사와의 합작이 추진되던 위성방송사업에서는 대외신인도 하락마저 우려된다.

국민회의의 방송법안 상정 보류는 업계 갈등에 휘말려 정치권이 책임지기를 포기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또 일부에서는 새 정부 출범 이전에 방송의 독립성을 줄곧 강조했던 국민회의가 ‘정권을 잡은 뒤 마음이 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하고 있다. 국민회의측은 ‘장기적인 차원의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한 광범위한 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지난 4년동안 각계의 논의를 거쳐 왔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약하다.

정치권이 법안 상정 자체를 유보한 것은 업계 갈등을 대승적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책임의식보다는 문제를 회피하는 무사안일의 자세를 나타낸 것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