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간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경제전망’의 한국재정관련 통계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정부지출 비율을 보면 97년 한국은 21.9%로 책에 나온 25개국중 가장 낮다. 그 다음으로 낮은 미국도 32.0%로 한국보다 10.1% 포인트나 높으며 OECD평균치는 39.1%다. 또 GDP에 대한 조세수입 비율도 한국은 24.9%로 역시 25개국중 가장 낮다. 미국과 일본은 32.1%이며 평균치는 37.8%나 된다.
흔히 GDP에 대한 정부지출과 조세수입의 낮은 비율은 ‘작은 정부’나 시장경제의 활성화 지표로 사용된다. 따라서 위의 통계를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한국은 ‘작은 정부’나 시장경제 활성화면에서 가장 성공한 나라가 되는 셈이다.
이처럼 자료가 잘못된 것은 지방정부나 공기업 관련 자료를 잘못 처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구 재경원이 발간한 ‘한국통합재정수지’에 실린 다음 내용을 읽어보면 그 원인을 금방 알 수 있다. ‘지방정부는 예산편성 및 결산작성 시차로 인하여 통합재정수지 작성에 포함시키지 못하고 있음(95년판 12쪽)’.
OECD 가입을 계기로 이제는 한국의 통계작성 관계자들도 통계자료의 세계화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국자료를 OECD와 같은 외국기관에서 발표하기 전에 이 기관의 통계처리방식을 먼저 익히고 그 방식에 맞춰 통계자료를 보내야 할 것이다. 잘못된 통계자료는 언젠가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박동운(단국대교수·경제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