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 가입할 때 설계사의 조언을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보험상품 내용은 가입자의 조건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계약 때부터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약관을 볼 때 빠뜨리지 말아야 할 부분을 몇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회사원 이모씨는 지난해 A보험사와 상해보험 계약을 맺은뒤 올들어 B보험사의 상해보험에 또 들었다.
이씨는 최근 승용차를 운전하다가 도로에 패인 웅덩이를 보지 못해 차가 빠지면서 목과 가슴 등에 부상을 입었다. 이씨는 A B보험사 양쪽에 보험금을 각각 청구했으나 두 곳 모두에서 거부당했다.
A보험사는 ‘다른 보험계약을 체결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계약후 알릴의무위반)’는 것이고 B보험사는 ‘다른 보험에 이미 들었다는 점을 통보하지 않았다(계약전 알릴의무위반)’는 이유였다.
상법 제651조는 보험계약을 할 때 보험계약과 관련한 중요 사실을 반드시 알리고 제652조는 계약 체결 후에도 가입자에게 사고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 경우 즉시 알려 승인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상해보험약관도 계약을 체결한 뒤 같은 위험을 보상하는 다른 보험에 들면 이를 보험사에게 알리도록 했다.
상해보험약관이 계약전 후 알릴의무를 규정한 것은 보험사고가 일어날 경우 실제 손해액보다 많은 보험금을 지급받게 되므로 이를 악용해 고의로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또 가입자가 ‘사고가 나 보험금을 타면 남은 가족은 살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안전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최용수(보험감독원 손보분쟁조정1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