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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굴리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할부금과 보험료는 물론이고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에다 이런 저런 명목으로 내는 세금까지. 허리가 휘청한다. 기름값 절약하려고 차 운행을 덜하려고 하지만 자동차세는 차를 몰든 세워두든 상관없이 내야하니까 괜히 억울한 생각이 든다. 게다가 1천5백㏄ 자동차세가 3억원짜리 아파트 재산세와 맞먹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고지세를 받을때마다 속이 쓰리다.
이기상(李奇相·31·회사원·서울 서초구 양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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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자동차 관련 세금은 모두 13가지.
차 구입 때 내는 특별소비세 교육세 부가가치세를 비롯해 △등록과정의 등록세 교육세 취득세 농어촌특별세 △소유과정의 자동차세 자동차교육세 면허세 △운행과정의 교통세(유류특별소비세) 교육세 유류부가세 등. 등록과정에서 사는 도시철도채권은 별도다.
이처럼 사치성 제품으로 간주돼 비슷한 성격의 세금이 2중3중으로 부과되면서 복잡해진 자동차 세수(稅收).
‘보유세’ 개념의 자동차세는 배기량을 기준으로 부과된다. 현재 ㏄당 1백원(8백㏄이하)에서 3백70원(3천㏄초과)으로 99년부터는 8백㏄이하가 ㏄당 1백원에서 80원으로 20% 낮아지는 등 평균 20% 안팎으로 인하된다.
자동차세는 대기오염과 도로파손을 복구하기 위한 것. 자동차 이용에 맞춰 부과하기 때문에 재산세의 성격보다는 소비세 성격을 갖고 있다는게 정부측 설명이다.
행정자치부 김대영(金大榮)세제과장은 “자동차세를 없앤다면 그것을 보충할 다른 세금을 만들어야 하므로 폐지는 어렵다”면서 “교통세 등 주행에 따른 세금부담을 늘리고 자동차세는 계속 줄여나간다는게 정부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교통개발연구원 홍갑선(洪甲善)박사는 “자동차세를 배기량에 맞춰 부과하는 것이 다소 불합리하긴 하지만 감가상각을 반영하려고 매년 시가를 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박사는 그러나 전체 세액을 유지하는 선에서 △주행세를 대폭 높이고 △자영업자 등의 경우 연말정산과 같은 식의 세금환급 장치를 두어 개선하는 방법을 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