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관리체제 이후 대학들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투자’만은 한치도 소홀할 수 없습니다. 그동안 무풍지대에 안주해왔던 교육분야도 물량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교육수요자들이 원하는 질(質)의 교육으로 승부할 때입니다.”
국민대 현승일(玄勝一)총장은 빠른 속도로 변하는 고도 지식사회에 적응하고 남보다 한발 앞서려면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이 절실하다며 ‘교육은 투자’임을 여러번 강조했다.
현총장은 한일회담 반대투쟁을 주도한 6·3세대로 그동안 두차례 투옥되는 등 사회민주화에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이 때문인지 현총장은 지금도 학생들과 자주 만나 토론하려고 노력한다. 국민대가 ‘사제동행(師弟同行)’의 교육원칙을 강조하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학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국민대는 예절교육에 특히 신경을 씁니다. 역시 사회생활의 기본은 예절이기 때문이지요. 교수와 학생을 끈끈하게 엮어주는 ‘문하생’제도도 효과가 큽니다. 이런 학교 분위기 덕분에 국민대 졸업생들은 예의 바르고 아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들어요.”
현총장은 “요즘의 총장은 인품 학식과 함께 대기업 총수와 마찬가지로 경영능력을 요구받는 ‘세일즈총장’시대”라며 “학교발전기금을 모으기 위해 정신없이 뛰고 있지만 경제난 때문에 어려움이 많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현총장은 “최근 경제난 때문에 대학졸업생의 취업이 어려워 한창 희망과 포부를 안고 공부해야 할 젊은이들이 좌절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국민대는 산업현장에서 곧바로 응용할 수 있는 ‘준비된 인재’를 기르기 위해 실용교육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