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컴퓨터의 연도인식 오류인 밀레니엄버그(Y2K) 때문에 내년말 대규모 현금인출사태가 빚어질 것에 대비해 현금 5백억달러를 추가 발행키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0일 보도했다.
FRB는 미국인 중 상당수가 2000년 1월1일부터 며칠간 현금자동인출기 등이 Y2K 때문에 작동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내년 말부터 현금을 확보하려 할 것으로 판단, 달러 추가발행 결정을 내렸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현금인출기가 ‘2000년 1월 1일 청구’라는 입력내용을 ‘1900년…’으로 잘못 읽어 현금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FRB는 미국의 1억가구가 며칠간 생필품 구입을 위해 가구당 5백달러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계산에 따라 추가 발행액을 5백억달러로 결정했다. FRB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등 고가품 구입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면서 “또 수일내로 Y2K로 인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고 설명했다.
FRB는 추가로 발행하는 대량의 현금을 미 전역의 민간은행에 신속하고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 이미 무장경호회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푸에르토리코 등 속령에도 현금을 공급하기 위해 무장 특별기를 예약했다.
미국에는 현재 4천6백억달러의 현금이 유통되고 있으며 이중 1천5백억달러는 은행금고에 보관돼 있다. 추가 발행분 5백억달러는 내년 9월말 이전까지 준비될 예정.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