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졸과 고졸 검정고시 최연소 합격자,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바둑돌을 잡은 프로바둑기사, 중학교 3학년 때 영어로 소설을 쓴 작가….
고려대가 21일 발표한 특수재능보유자 전형에서 합격한 학생들의 이력은 다양하기만 하다.
96년과 지난해에 각각 고입과 대입 검정고시에 최연소로 합격한 윤두리(尹斗利)양. 윤양은 이번에도 친구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할 15세의 나이에 고려대 법대에 최연소 합격, ‘3년 연속 최연소 합격’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윤양은 지난해 3월 초등학교 졸업 2개월만에 고입검정고시에서 강원도 최연소 합격의 영예를 차지한 뒤 다시 1년만인 지난해 대입검정고시에서 전국 최연소로 합격했다.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가 불편한 어머니 장선희(張善嬉·41)씨와 사고로 왼손과 오른쪽 눈을 잃은 아버지 윤동안(尹東安·51·장의업)씨의 슬하에서 자란 윤양의 다음 목표는 사법고시 최연소 합격.
윤양은 “강자와 약자, 있는 자와 없는 자에게 다른 법의 잣대가 적용되는 현실을 바꾸는데 앞장서기 위해 법학과를 지망했다”고 어른스럽게 말했지만 수줍음을 감추지 못하는 영락없는 10대 소녀였다.
법학과에 합격한 송원제(宋元濟·19)군은 외교통상부 아중동국장인 아버지 송영오(宋永吾)씨와 함께 10여년 동안 외국에서 생활한 경험을 토대로 중학교 3학년 때 영어로 ‘Boyran’이라는 소설을 쓴 작가.
송군이 고등학교 3학년 때 쓴 ‘Good’이라는 시나리오는 독일 영화감독 게오르그 헤르츠로부터 “손에서 떼지 못해 새벽까지 읽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밖에 초등학교 6학년 때인 92년 최연소로 프로에 입단한 여류바둑기사 하호정(河好貞·18)양과 프로 3단인 바둑기사 안달훈(安達勳·18)군도 나란히 정경학부에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번 고려대의 특수재능 보유자 모집전형에는 모두 2백54명이 지원, 2.8대 1의 경쟁을 거쳐 89명이 합격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