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잔류와 뉴저지행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에 빠졌던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월가에 남아있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승자’인 뉴욕시는 엄청난 보조금을 약속해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NYSE(회장 리처드 그랏소)는 최근 “뉴욕시가 현재 위치한 월가 건너편에 건물을 지어주면 이전하겠다”면서 이 문제를 다음달 3일 이사회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시는 금싸라기 땅인 월가 주변의 구역전체를 2000년말까지 건물 신축부지로 매입, 15층짜리 최첨단 인텔리전트 건물을 새로 지어 99년간 임대키로 했다. 빌딩의 임대료도 시세보다 낮은 연 1천만달러(약 1백30억원)선으로 결정했다.
뉴욕시 내부에서는 이번 잔류결정을 ‘뉴욕〓세계 금융중심지’라는 명성을 유지시킨 개가로 평가하고 있다. 지난달 뉴욕시는 올 여름 합병을 선언한 ‘나스닥―아메리칸익스프레스’ 장외(場外) 증권거래소 본부를 맨해튼의 타임스스퀘어에 유치하기로 잠정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세금을 함부로 낭비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뉴욕시가 이들을 뉴욕에 붙잡아두는데 투입되는 기초 보조금만 각각 2억달러(NYSE)와 6억1천만달러(나스닥―아메리칸익스프레스)에 이르기 때문. NYSE를 위한 부지매입비용(3억달러)과 건축비(4억5천만달러)로만 추가로 7억5천만달러가 투입될 예정이다.
뉴저지주는 NYSE에 10억달러를 들여 월가의 강 건너편에 최첨단 건물 건립 및 첨단 주식거래 컴퓨터시스템을 설치해 주겠다고 제안했었다. 미식축구 뉴욕자이언츠가 이미 뉴저지로 본거지를 옮겼고 프로야구 뉴욕양키스마저 탈(脫)뉴욕을 선언한 마당에 NYSE마저 떠나 보낼 수 없다는 것이 뉴욕시의 입장이다.
〈뉴욕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