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례적인 말만 하는 일본인이 싫다.”
올 3월 취임한 주룽지(朱鎔基)중국총리가 일본인 만나기를 기피해 베이징(北京)의 일본관계자들이 속을 태우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3일 “경제통이자 실무형 리더로 인기가 높은 주총리가 ‘일본인은 너무 의례적이어서 재미도, 얻는 것도 없다’며 넌덜머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취임후 그가 접견한 일본인은 5월 규마 후미오(久間章生) 당시 방위청장관과 중일우호의원연맹 대표단 정도. 최근에는 일본경영자단체연맹 회장단의 면담요청을 ‘바쁘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러나 주총리는 미국 유럽은 물론 아시아 다른 국가들의 재계인사는 거리낌 없이 만난다.
일본관계자들은 “만나자마자 일 이야기부터 꺼내지 않는 일본인의 특성을 이해해 달라”고 말한다. 일본인이 좀체럼 ‘혼네(本音·속마음)’를 내보이지 않는 것은 잘 알려진 일.
주총리는 특히 “왜 일본은 보다 대담한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가”라며 일본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주요정책을 주총리에게 설명할 기회를 가지고 싶어하지만 그의 접촉기피로 마음을 졸이고 있다.
〈도쿄〓윤상삼특파원〉yoon33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