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국가이면서 합리주의의 본고장인 프랑스 사람도 우리나라 사람 못지않게 점을 좋아한다.
프랑스 TF1 TV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에는 6만여명의 점성술사와 자칭 무속인이 활동하고 있으며 ‘데카르트의 후예’라는 프랑스인들은 자신의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매년 6백억프랑(약 13조2천억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지와 대중잡지는 물론 파리지앵 프랑스 수아르 등 대중일간지들도 매일 오늘의 운세를 연재하고 있으며 미니텔의 각종 상담전화 등 운세를 봐주는 온라인 서비스도 성업중이다.
특히 요즘 프랑스에서 점성술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은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극성을 부리고 있는 각종 종말론에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자신의 운명을 알아보기 위해 점성술사들을 찾기 때문이다.
이처럼 점성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엘리자베스 테시에같은 점성술사는 점성술을 체계화하기 위해 대학에 전문학과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TF1의 조사결과 점성술사들의 상담비는 평균 5백프랑. 많은 점성술사들이 간판에는 상담료를 3백프랑이라고 써놓았지만 그건 기본요금이고 처방이 늘어날수록 상담료도 올라간다고 TF1은 꼬집었다.
고 프랑수아 미테랑대통령의 단골 자문이었던 태양부인처럼 소문난 점성술사일 경우 한번 상담에 1천프랑을 받기도 한다. 흉가의 귀신을 쫓아주는 등 특별한 의식을 벌일 경우는 1천∼3천프랑으로 값이 올라가기도 한다. 프랑스의 전통적인 타로(점치는 카드)나 별자리운세부터 아프리카 주술사, 이슬람교 마술사, 힌두교 도사, 흑마술사 등 다양한 역술인들이 활동하고 있어 고객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방식을 고를 수 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