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쌓은 경험을 최대한 살려라’‘틈새를 노려라’‘동업자를 잘 선택하라’
창업을 희망하는 이들에게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강조하는 대목들이다. 작년말 문을 연 PR뉴스 에이전시 ‘미디콤’(02―780―7001)의 창업 사례는 이같은 조건에 딱 맞아떨어진다.
우선 ‘경험을 살린다’는 측면에서 보면 직원 4명이 모두 기자 출신으로 최상의 조건을 갖췄다. 특정 기업이나 기관의 이슈를 언론사에 배포, 보도되도록 하는 것이 미디콤의 가장 중요한 업무인만큼 언론사의 취재 및 제작시스템을 잘 아는게 큰 강점인 것. 신문사와 홍보대행사를 거친 대표 이재국씨(32)는 “뉴스 가치를 판단하는데서부터 보도자료 작성까지 늘 해오던 일과 다를바 없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말한다.
미디콤이 노린 ‘틈새’는 대학교와 연구기관. 이씨는 “최근 대학들이 홍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기존 홍보실은 입시 관련 홍보에 치우쳐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밝혔다. 연구 분야에서도 알릴 내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홍보 부족으로 상당수가 사장되는 현실을 노린 것.
PR뉴스에이전시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을 붙인 것도 공급받는 내용만 배포하는 수준이 아니라 뉴스를 적극적으로 발굴한다는 점을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현재 미디콤이 고정 계약을 맺고 있는 대학은 한양대와 건국대. 서영준팀장(33)과 이수연대리(27·여)는 매일 ‘취재’를 하러 대학 구석구석을 누비고 다닌다. 한 달 평균 10건이 넘는 기사거리를 발굴, 지금까지 절반 이상이 보도됐다. 매스컴을 탄 교수는 1백여명.
서팀장은 “주요 일간지의 사회면 톱을 장식한 기사도 있었다”고 자랑한다.
일단 ‘기사거리’를 찾아내면 적당한 언론사와 담당기자를 물색한다. 서팀장은 “언론사별로 부서가 어떻게 나뉘어져 있고 담당기자가 누구인지 모두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단계를 거치는 경우는 없다”고 말한다.
미디콤은 이들 대학 외에 송도 테크노파크와 연간 계약을 맺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천정보통신박람회의 뉴스 공급 대행을 맡았다. 이재국대표는 “앞으로도 연구소 벤처기업 등 지식집약형 분야에 치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거 ‘동료’들이었던 기자들에게 기사화를 의뢰하는 입장이 된 미디콤 직원들. ‘과거엔 나도 기자였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는 없을까.
이수연대리는 “뉴스 가치도 없는 내용을 갖고 억지로 ‘부탁’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는게 회사 방침이므로 기자들과의 관계에서 크게 상심해본 적은 없다”면서 “어차피 이쪽 길로 나선 이상 지금 내 위치에서 내가 해야할 임무에만 철저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