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잊지 못할 멋진 경기를 해달라고 선수들에게 부탁했는데 우승까지 차지했습니다.”
고별전인 제3회 FA컵축구대회 결승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안양 LG의 박병주감독(57)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19년동안 서울신탁은행을 이끌다 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2년간 그라운드를 떠나있던 그는 96년 12월 LG 감독을 맡았으나 그동안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불명예 퇴진을 앞두고 있던 그는 마지막 무대에서 정상 정복의 꿈을 이루고 조광래 신임감독에게 기분좋게 지휘봉을 넘겨주게 됐다.
박감독은 “후임 조감독과는 현역 시절부터 형제처럼 지내온 사이”라며 “내년시즌에는 LG가 한껏 성숙한 기량을 선보이며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