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이 인사담당 중역을 불렀다. “계이사, 내보내기로 한 사람들 사직서는 다 받았어요?” “표차장과 엄차장 두 사람이 완강히 거부하고 있습니다.” “어쩔 생각이오?” “제게 맡겨 주십시오. 일단 두사람에게 ‘자기소개서’를 내라고 했습니다.” “자기소개서?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요?”
며칠 뒤 표이사가 자기소개서 두장을 갖고 사장과 마주 앉았다. “10억원짜리 인재를 잃어버릴 뻔 했군!표차장은 영업부로 발령내고 엄차장은 당장 사표를 받으시오.”
엄차장의 자기소개서에는 ‘신체건강/PC와 인터넷을 완벽하게 다룸/명문 대졸/인내심이 강하고 대인관계 원만/독서와 테니스가 취미’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표차장의 자기소개서는 달랐다. ‘가망고객 2백명 명단을 노트북PC에 입력해 놓았음/집사람이 일해 생활비를 대고 본인 월급은 100% 저축/새벽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지난 1년간 체중을 5㎏ 줄임/자기 혁신을 위해 읽을 책 20권을 한꺼번에 구입했음/그동안 매던 넥타이를 모두 친구들과 바꿨음’ 등이 적혀 있었고 건강진단서가 첨부돼 있었다. 출신대학 등은 찾아볼 수 없었다. 사장은 그 뒤 전사원에게 자기소개서를 내라고 지시했다.
‘내가 사장이라면 나같은 사람을 내보낼까, 안 내보낼까’를 생각해보라. 자신의 직장에 당당하게 자기소개서를 낼 자신이 있어야 한다.
김원규(퍼스널석세스아카데미·PSA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