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타임스는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이 일본 방문시 일관되게 요구한 ‘과거사 사과’와 관련해 30일자 해설을 통해 ‘일본의 사과미흡’을 지적했다. 다음은 뉴욕 타임스의 요지.
한국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0월초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은 과거 한국을 침략한 것 등에 대해 솔직히 사과했고 김대통령으로부터 ‘상당한 사면’을 받아 양국 관계가 크게 진전됐다.
그러나 장쩌민주석이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후 갑자기 ‘과거’가 양국간 현재와 미래의 관계발전을 막고 있다.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일본총리는 2차대전 때의 행위에 대해 ‘몹시 후회한다’는 ‘의례적인 선물’을 준비했으나 장주석은 서면사과를 요구했고 일본이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동북아시아 두 강대국간 긴장의 원천인 과거사 문제는 악화됐다.
중국은 일본이 공식적으로 과거사에 대해 사죄하지 않는 것을 비난하고 일본이 재무장할지 모른다는 우려까지 갖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장주석의 행위가 ‘예의에 맞지 않고’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는 ‘계산된 행동’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 동북아 평화에 가장 큰 위협은 결국 중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본은 장주석의 공식 서면사죄 요구를 거부한 이유로 △중국은 한국과 달리 과거에 식민지가 아니었고 △일본 천황이 이미 중국을 방문해 사죄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일본의 이같은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일본이 1931년 중국 침략후 만주국이라는 꼭두각시 국가를 세웠으며 중국인을 상대로 세균실험을 자행하는 등 한국인에 못지 않은 피해를 주었었다.
또 아키히토(明仁)천황이 중국 방문시 “중국인들에게 고통을 주었던 불행한 시기가 있었던 것에 대해 깊은 슬픔을 나타낸다”고 말했을 뿐 전쟁에 대해 사과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이 한국과 달리 중국에 대해 서면사죄를 하지 않은 것은 한국의 김대통령은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양국관계를 모색하려는 분명한 의지가 있는 반면 장주석의 경우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정리〓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