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는 대학사회에도 큰 변화가 올 것입니다. 지금처럼 모든 대학이 백화점식으로 비슷한 학과들을 ‘진열’한다면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이 때문에 영남대는 특성화를 통해 초우량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김상근(金相根)영남대총장의 포부는 간단치 않다. 모교에서 34년간 교편을 잡은 ‘골수 영남대맨’이기에 모교를 아끼는 마음이 남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총장이 목표로 하는 영남대 특성화는 무엇일까.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무래도 이공계쪽에 무게가 실려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94년 영남대가 전국에서 사립대로는 유일하게 ‘국책공과대학’으로 선정돼 5년간 매년 50억원 이상의 국고지원을 받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그동안의 국고지원으로 기계 소재분야에 많은 보조를 했습니다. 지금은 응용과학쪽에 많이 지원하고 있고요. 앞으로는 기초과학 분야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현재 영남대 재학생의 4분의1 정도가 이공계쪽에 몰려있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닙니다.”
김총장은 영문학과 출신. 아무리 이공계쪽에 중점을 둔다고는 하지만 인문계 분야를 등한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요즈음 대학원중심 교육이란 말이 유행어처럼 나돌고 있지만 영남대는 대학원과 학부 교육을 병행해 나가면서 몇몇 학부를 특성화할 생각입니다. 21세기에는 기술교육뿐만 아니라 인간교육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인문 사회분야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그는 앞으로 기금을 마련해 인문 사회분야를 적극 지원할 계획으로 있다.
97년 직선으로 10대 총장에 선출된 김총장은 영남대를 세계 속에 우뚝 서는 ‘명문사학’으로 가꾸는 동시에 지역사회로부터 사랑받는 대학으로 만드는 게 꿈이다.
“영남대는 국내 어느 대학보다 풍부한 인적 물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잠재력을 바탕으로 특성화 차별화를 통해 영남대를 세계 속의 명문사학으로 가꿀 것입니다. 또 지금은 지역사회와 대학과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에 양자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나갈 생각입니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