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에게는 도깨비 방망이라도 있으면 ‘뚝딱’ 떼어버리고 싶은 ‘혹’이 있다. 특히 10대 여성팬들의 지지에 의존하는 남자스타의 경우 ‘결혼’ ‘아이’같은 말은 인기전선에 치명적이다.
톱모델에서 토크쇼 MC 탤런트 영화배우로, 일약 스타로 발돋움한 차승원(27). 그는 혹이 없다고 한다.
“사랑스런 내 가족이 왜 혹입니까. 말도 안돼요. TV에 나오자마자 나 결혼했다고 밝히는 것도 우습지만 그걸 애써 숨기는 건 더 우습죠. 전 아저씨라는 말이 무언가 인생이 담긴 느낌이어서 좋아요.”
필요한 일이 있어 1일 오후 S BS 부근 동사무소에서 발급받았다는 주민등록등본은 그가 일찌감치 나선 세상나들이의 경력을 보여준다. 네살 연상인 아내와 초등학교 2학년인 아홉살배기 아들. 거기엔 고교 3학년때 모델로 데뷔한 뒤 겪은 쓴맛 단맛, “나 결혼했어요”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털어놔 충격과 호감을 동시에 준 연예인의 흔적이 배어 있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어느날 불쑥 TV에 나온 잘 생긴 얼굴, 1m86, 78㎏의 훤칠한 모습에 빠져들었지만 이제는 그 솔직함에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느낀다. 여성잡지마다 차승원과 그 가족을 소개한 기사가 빠지지 않을 정도.
그는 MC란 모범생처럼 말도 곱게 하고 격식도 차려야 한다는 우리 방송 풍토에서 보기 드물게 직설적인 캐릭터다. SBS ‘이승연의 세이 세이 세이’ ‘김혜수 플러스 유’ 등 토크쇼에서 ‘비(非)방송용’의 거친 말을 하거나 카메라를 피해 딴전을 부려 “건방지고 무례하다”는 오해까지 받았다.
7일 첫방송되는 KBS2TV의 미니시리즈 ‘천사의 키스’(월화 밤9·50)와 곧 개봉될 영화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자귀모’에 출연하고 있다.
〈김갑식기자〉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