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어떤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었나.
지난 1년간의 금융상품별 잔액추이를 보면 일반인들과 기업이 선호하는 금융상품은 사뭇 대조적이다. 일반인은 금융기관이 망하더라도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금융상품을 선호한 반면 기업과 금융기관은 은행상품에 비해 금리가 높은 투자신탁상품에 여유돈을 굴렸다.
한국은행은 원리금이 보장되는 저축성예금의 수신잔액은 11월말 현재 2백9조7천억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47조2천6백억원이 증가했다고 2일 밝혔다.
반면 은행 신탁상품은 지난달말 현재 1백54조6천억여원으로 작년말에 비해 무려 38조4천억여원이 감소했다.
일반인들이 은행 종합금융 등 금융기관의 퇴출을 경험한 이후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을 금융상품 선택의 첫번째 조건으로 삼은 결과다. 반면 투신사 공사채형 수익증권은 원리금 보호대상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IMF체제 이후 1년 동안 무려 1백5조원의 시중자금이 쇄도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5대그룹 계열사 등 자금사정이 좋은 기업과 대출기피로 여유돈이 생긴 은행들이 공사채형 수익증권에 자금을 집중 예치했다”고 귀띔했다.
〈이강운기자〉kwoon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