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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재는 기호 단위…1초:1일의 86,400분의1

입력 | 1998-12-02 19:27:00


“나는 복잡한 단위만 나오면 헷갈린단 말이야.”

“외국에 나갈 때마다 마일 파운드 에이커 등 모르는 단위가 나와 머리가 어지러워.”

‘단위(單位)’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럴 줄 알았으면 학교다닐 때 수학 과학을 잘 해놓는 건데”하는 탄식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단위는 조금만 신경쓰면 어렵지 않다. 세계 어디서나 통용되는 인간들의 ‘약속’이기 때문. 정 어렵다면 ‘단위표’를 수첩에 끼워 언제나 펴볼 수 있게 갖고 다니자.

현재 우리가 쓰는 표준단위계는 1960년 국제도량형총회가 통일한 △길이〓미터(m) △질량〓킬로그램(㎏) △시간〓초(sec) △온도〓켈빈온도(K) △광도〓칸델라(㏅) △전류〓암페어(A) 등 7가지. 그러나 미국 영국 등에서는 야드―파운드 단위를 여전히 사용한다.

▼길이〓‘미터’는 1790년 프랑스의 탈레이랑이란 사람이 제안한 단위. 그는 ‘1m는 북극에서 적도까지 지구 자오선 길이의 1천만분의 1’이라고 정의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사용하는 ‘피트’ 단위는 사람의 발 크기를 기준으로 했다. 처음에는 25∼30㎝로 나라마다 달랐으나 20세기 들어 30.48㎝로 통일.

영국에서는 에딘버러성과 이 성에서 조금 떨어진 여왕의 숙소까지 직선거리를 ‘로열마일’이라고 부른다.‘마일’은 여기서 유래했다.

천문학에서는 천문단위(AU)와 광년을 자주 쓴다. 1AU는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평균거리(1억4천9백60만㎞). 1광년은 초속 30만㎞의 빛이 1년간 날아간 거리를 말한다. 약 9조4천7백억㎞.

동양의 길이 단위인 ‘자(尺)’는 손을 폈을 때 엄지손가락 끝에서 가운데 손가락 끝까지의 거리. 고대에는 18㎝ 정도였으나 차차 길어져 구한말에는 30㎝를 넘었다.

▼넓이·부피〓서양에서 사용하는 면적의 단위 ‘에이커’는 영국 에드워드 1세 시절 농부가 황소를 부려 하루에 갈 수 있는 땅의 넓이를 기준으로 했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의 크기를 표시하는 ‘평(坪)’은 가로 세로 6자인 넓이. 논이나 밭의 ‘마지기’는 보통 2백평을 말한다.

▼질량〓‘킬로그램’은 18세기말 프랑스에서 한 모서리가 10㎝인 증류수의 질량을 표준으로 잡은 것에서 출발. 지금은 파리에 있는 국제도량형국에서 백금 90% 이리듐 10%인 합금을 ‘국가킬로그램원기’로 만들어 각국에 배포하고 있다.

‘파운드’는 고대 로마에서 사용했던 리브라(libra)란 단위에서 유래했다. 이 때문에 파운드의 약어는 lb.

다이아몬드 등 보석의 무게를 재는 ‘캐럿’은 원래 콩과식물 씨앗의 무게를 근거로 했다. 1캐럿은 2백㎎. 금의 순도를 나타내는 단위도 ‘캐럿’인데 금 1캐럿(K)은 1/24, 즉 4.17%다. 결국 24K라야 순금이다.

▼시간〓오랜 옛날부터 지구가 한 번 자전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하루(평균태양일)’라 정하고, 하루의 8만6천4백분의 1을 1초로 정의했다. 현재는 세슘133 원자시계를 이용해 나라마다 수억분의 1초 단위로 정확하게 시간을 측정하고 있다.

〈김학진기자〉jean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