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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醫保 재정위기…시행첫달 보험료 징수율 65%

입력 | 1998-12-02 19:27:00


지역의료보험조합과 공무원 교직원 의료보험조합이 통합된 뒤 보험재정이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2일 통합의료보험 10월분 보험료 징수율이 65.5%에 그쳐 7백2억원의 재정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낮은 보험료 징수 실적은 지난해 지역의보조합의 평균 징수율 97%의 3분의2 수준으로 통합의보재정의 만성적인 적자를 예고하고 있다.

10월 적자 규모는 통합 직전 지역의보조합의 6개월분 누적적자액 7백34억원과 맞먹는 것이다.

통합의료보험의 재정적자는 불합리하고도 엉성한 보험료 부과방식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소득이 높고 재산이 많을수록 높은 보험료가 부과되는 이 방식은 연 4천만원 미만의 금융소득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산정하지 않고 최근까지 경기침체에 빠진 부동산을 보험료 산정의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5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실제 소득수준과 관계가 별로 없고 보험료 납부능력이 반영되지 않은 부과체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일관성 없는 복지부의 정책도 통합의보 재정적자를 자초했다.

복지부는 월 2천억원 규모의 보험료 수입을 기준으로 통합의료보험을 설계한 뒤 집단민원이 발생하자 보험료가 50% 이상 인상된 가구에 대해 보험료를 재조정해 주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방침은 이의를 제기한 가입자들에게 무더기로 보험료를 낮춰주는 시책으로 이어졌다.

보험료를 인하해준 만큼 보험료 수입이 줄어들게 됐지만 복지부는 안정적인 재정확보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보험 통합 후 공무원과 교직원 가입자의 보험료 수입마저 줄어 올해 말까지 4천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보험료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이날 2000년 1월 직장의료보험조합까지 하나의 의료보험체계로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정위용기자〉jeviy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