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교육보다 인성(人性)교육이 먼저다.’ 변호사 구속 징계가 잇따르고 일부 판검사들 조차 구설에 오르는 현실에 비추어 법대에서부터 ‘사람됨’을 먼저 가르치겠다고 고려대가 나섰다.
고려대(총장 김정배·金貞培)가 법대에 개설한 인성(人性)강좌의 이름은 특이하게도 ‘문순이 인성강좌’. 지난해 12월 “인격적으로도 훌륭한 법률가를 양성해달라”며 21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학교에 기증한 문순이(文順伊·77·부산 금정구 구서2동)할머니의 이름을 딴 것이다. 초등학교 학력이 전부인 문할머니는 40년 넘게 잡화상을 운영하며 모은 전 재산인 부동산을지난해12월고려대에 기증한 인물. 문할머니는 평소에도 주위의 불우한 학생들에게 소리없이 학비를 대온 사실이 밝혀져 화제를 모았었다.
11일 교내 인촌기념관에서 열릴 예정인 문순이 인성강좌의 첫 강사는 김수환(金壽煥)추기경. 김추기경은 사회정의와 인권, 종교인으로서 법조인에게 바라는 품성 등에 대해 강연할 예정이다.
법대측은 매달 한차례씩 열 예정인 이 강좌의 연사로 이웃의 귀감이 될 만한 ‘보통 사람’들도 초청할 예정이다. 강의를 능숙하게 하지는 못할지라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며 봉사활동에 전념하는 사람들의 얘기가 더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상호기자〉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