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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박윤철/어느 母子의 「모진 겨울」

입력 | 1998-12-03 19:11:00


“엄마 힘 내세요. 난 괜찮아요.”

1년이 넘도록 백혈병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김윤석군(4)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엄마를 위로할 때면 어머니 서인정씨(30·서울 강동구 천호3동)는 눈물이 솟구친다.

김군을 간호하는 서씨 역시 뇌종양에 걸려 3년째 앓고 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뇌종양 수술은커녕 약 사먹기조차 힘들었던 서씨는 지난해 7월 아들이 급성 백혈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서씨는 아들의 투병을 뒷바라지하며 자신의 병은 잊고 살아야 했다. 고통에 못견뎌하는 아들의 곁을 잠시라도 떠날 수가 없었다.

수십일씩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뒤에도 항암제의 후유증으로 생긴 고열과 통증 때문에 다시 응급실로 실려가는 윤석이. 그래서 서씨는 항상 가방을 싸놓고 있다.

동생이 입원할 때마다 ‘같이 가겠다’며 떼를 쓰던 딸 슬기(5)는 어느새 철이 들었는지 이제는 아파 투정을 부리는 동생을 달랠 줄도 안다.

그동안 서씨의 병세도 악화돼 병간호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씨의 뇌종양은 수술만 받는다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아직까지 약으로만 근근이 버티고 있는 형편.

윤석이가 백혈병에 걸린 뒤 치료비로 1년여동안 4천만원 이상의 빚을 진 터에 자신의 수술비 5백만원은 엄두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윤석이도 상태가 호전돼 앞으로 3년 정도 항암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간판가게에서 견습공을 하는 남편의 한달수입 60만원으로는 치료비는커녕 생활비도 빠듯한 형편이기 때문에 3천만원 이상이 드는 윤석이의 치료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02―473―5911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