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개발에 앞장섰던 건설회사가 부도나자 지역주민들이 주식사주기 운동을 벌이며 회사 살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경기 파주시 주민들은 장안종합건설이 추진하는 10억원 증자 계획(현재 납입자본금 35억원)에 참여해 10월말 이후 지금까지 주민 1백여명이 주식매입자금으로 1천2백만원을 기탁했다.
장안종건이 96년 장마 때 이재민들에게 장판지 8천m(6천만원 상당)를 나눠주는 등 지역사회 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안종건은 전 지역이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인 파주시 개발을 선도했다는 칭찬을 주민들로부터 듣는다. 86년 파주에서 처음으로 5층 아파트를 짓고 89년에는 고층아파트를 지었다.
시공능력 순위 경기도 46위, 전국 3백56위. 지금까지 주택건설 실적 1천1백35가구. 파주에서만 12년째 주택건설 사업을 한 장안종합건설은 8월 27일 부도를 맞았다. 연대보증을 서준 업체가 부도를 내 은행 빚을 대신 떠안아 재무구조가 갑자기 나빠지면서 신규 차입 길이 막혔다.
장안종건은 2일 법원의 화의 개시결정을 받아 재기의 기반을 마련했다.
장철수(張哲洙)회장은 화의신청에 앞서 사재 40억원을 털어 협력업체 하도급대금과 직원 임금을 지급했다. 전 직원 1백50명중 절반을 정리하면서도 자진 퇴사자를 빼놓고는 모두 무급휴직으로 처리했다. 회사가 살아나면 다시 부르려는 뜻이었다.
협력업체들도 공사대금을 현물로 받거나 나중에 받겠다며 장안종건의 재기를 도왔다.
11월5일 일부 현장의 공사가 재개되자 입주예정자의 70%가 제때에 중도금을 냈다. 지방 중소건설업체로서는 놀라운 기록이었다.
장회장은 “파주시민들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도 다른 욕심부리지 않고 파주 개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