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캐릭터 ‘코주부’로 사랑받았던 원로 만화가 김용환(金龍煥)씨가 1일 오전11시반(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86세.
부산태생으로 일본 동경미술대학을 졸업한 고인은 42년 일본 동경에서 발행되던 순한글신문 ‘동경조선민보’에 ‘코주부’를 처음 선보인뒤 46년 서울에서 발행된 영자지 ‘서울타임즈’에 시사만화 ‘코주부’를 연재, 우리 만화의 개척에 앞장섰다.
또 50년대 ‘학원’지 등 여러 간행물에 ‘코주부 탐정’ ‘코주부 삼국지’등을 연재해 큰 인기를 끌었다.
‘코주부’는 한국 현대사의 격랑속에서도 주어진 삶의 조건을 회피하지 않고 묵묵히 살아온 서민을 대표하는 캐릭터. 지난해에는 만화 캐릭터가운데 처음으로 우표로 제작되기도 했다.
91년 고인으로부터 ‘코주부’의 집필권을 승계받은 제자 이원수(李元秀)씨는 “확고한 데생의 기초위에 만화를 제작하는 만화기법의 정석을 후배들에게 가르쳤으며 특히 펜화는 지금도 그를 넘볼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59년 일본에 건너가 동경에서 발간되는 교포신문 ‘통일일보’의 상임고문으로 일하던 고인은 95년 미국에 이민, 여생을 보냈다.
원로 체육인 손기정(孫基禎)옹과 절친한 교분을 나눴다.
유족으로는 일본인 부인 미쓰코 요나미네(光子與那峰)와 1남3녀. 장례는 현지에서 치러진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