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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車-대우전자 빅딜]모두 부담더는「윈-윈 거래」

입력 | 1998-12-03 19:47:00


삼성그룹과 대우그룹간에 추진되고 있는 자동차―전자부문의 빅딜은 양 그룹에 모두 득이 되는 거래로 성사될 경우 재벌구조조정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 대우는 서로 ‘손해나는 거래’라며 논의 자체를 부인하고 있지만 양 그룹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성사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삼성―대우 모두 플러스 섬 게임〓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맞교환은 삼성그룹과 대우그룹이 모두 이익을 보는 ‘윈윈 게임’이라는 평가.

기업 경영현황만으로 보면 작년말기준 삼성자동차는 자산 3조4천억원에 부채 2조5천4백억원, 대우전자는 자산 4조원, 부채 3조2천5백억원으로 부채를 뺀 순자산은 삼성자동차(8천6백억원)가 대우전자(7천5백억원)보다 1천1백억원이 많은 편. 이에 따라 삼성과 대우는 대우전자에 다른 사업을 덧붙여주는 방식으로 양사의 손익을 동등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사업진출 이후 끊임없이 눈총을 받아온 삼성자동차를 명예롭게 퇴진시키고 향후 그룹의 공격적인 경영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

대우그룹도 최근 ㈜대우가 해외에서 지급보증한 대우전자를 삼성에 넘길 경우 해외금융기관으로부터의 부채상환압박에서 벗어나 ㈜대우의 자금사정이 원활해지는 이점이 있다.

▼빅딜의 시너지효과〓삼성차와 대우전자의 맞교환이 성사될 경우 자동차와 전자업종이 모두 2사체제로 압축되는 등 국내 업체간 구조조정이 마무리 수순을 밟게 될 전망.

국내 자동차산업은 현대의 기아 인수로 현대―대우―삼성으로 1차 재편됐으나 삼성차가 대우로 넘어가면 2사체제로 정리된다. 이 경우 출혈경쟁이 줄어들고 각 업체들도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시장은 현대7, 대우3의 비율로 양분될 전망.

가전산업에서도 삼성과 LG의 양자구도로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전은 LG 삼성 대우가 4대4대2의 구도였으나 대우가 삼성으로 넘어갈 경우 6대4로 바뀌어 삼성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빅딜변수와 걸림돌〓삼성―대우간 빅딜에서 가장 큰 난제는 3조∼4조원으로 추산되는 부채중 90% 이상을 지급보증 없이 자체신용으로 조달한 삼성자동차의 부채처리 문제. 과거 대우의 쌍용자동차인수 전례를 감안하면 빅딜과정에서 최소한 1조원 이상의 부채탕감을 요구할 것으로 보여 특혜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다.또 양사의 자산 및 부채평가 정산과정에서의 이견이나 해당사 소속 임직원들의 반발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교환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삼성자동차 주주는 모든 주식을 대우그룹에 넘기고 대우전자 주식도 모두 삼성그룹에 넘기는 주식교환이 유일한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영이·이희성기자〉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