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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프로야구]홈런왕 왕전즈감독은 「사인 절도범」

입력 | 1998-12-04 19:11:00


선수들의 조그만 행동 하나도 놓치지않는 일본프로야구. 감독과 선수의사인을 미리파악해 수싸움에서도 뒤지지 않으려 한다.

이런 풍토에 한 사람이 다칠 것 같다. 불똥이 튄 곳은 ‘8백68홈런의 사나이’ 왕전즈(王貞治·58) 다이에 호크스 감독.

일본 언론들이 2일부터 제기한 의혹은 이렇다.

다이에의 홈구장 후쿠오카돔엔 지난해 카메라 4대가 설치됐다. 한 명이 TV모니터 앞에 앉아 카메라를 통해 들어온 상대 포수의 사인을 훔쳐본 뒤 관중석의 동료에게 무전기로 구질을 알려준다. 이 직원은 타석의 타자에게 확성기 위치를 통해 포수의 사인을 전달. 방법은 △확성기를 얼굴 앞에 들면 직구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커브나 슬라이더 △왼쪽으로 떨어뜨리면 포크볼.

다이에 구단은 언론 보도 직후 자체 진상조사에 들어가 1주일내에 조사결과를 퍼시픽리그 사무국에 제출키로 했다. 구단이 의심을 품은 타자는 내야수 요시나가, 야나기타와 외야수 오미치 등 3명. 물론 이들은 자신과는 상관없다고 펄쩍 뛴다.

현재까지 왕감독이 이번 의혹과 관련됐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여론은 왕감독이 직접 관련은 없어도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느냐는 쪽.

몇몇 신문은 팀이 의혹과 관련됐다면 왕감독을 영구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스타출신이지만 감독으로선 불행했던 왕전즈. 그의 행로가 주목되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