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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 파워포인트 8]켈로그 『영양은 「상품」』

입력 | 1998-12-07 19:56:00


식사대용으로 먹는 ‘시리얼’을 탄생시킨 미국의 세계적 기업 켈로그의 마케팅전략은 한마디로 단순하다.

분명히 제품을 팔고 있지만 절대 그 제품을 직접 홍보하지 않는다. 켈로그가 가장 역점을 두는 ‘상품’은 바로 ‘영양’이다.

세계 시리얼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켈로그지만 신흥 개척시장에 진출할 때는 결코 서두르는 법이 없다. 나라마다 식생활 습관이 다르고 입맛이 다르다는 점을 십분 고려한다. 켈로그식 아침식사가 현지인의 식탁에 자리잡는데 멕시코에선 20년, 인도는 10여년이 걸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켈로그가 처음 우리나라에서 제품생산을 시작한 것은 83년. 그러나 국내 소비자들이 켈로그 제품을 아침식탁에 본격적으로 올려놓은 것은 그로부터 13년이나 지난 96년 무렵.

이 기간 중 켈로그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은 밥과 국을 먹어야만 아침식사를 제대로 한 것으로 치는 전통적인 한국식 음식문화의 변화작업. 그리고 시리얼을 그저 과자의 한 종류로만 알고 있는 소비자 인식을 바꾸는 것.

이에 따라 영양과 관련한 학술회의나 방송교육 등을 통해 아침식사와 균형있는 영양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양이 골고루 들어 있는 켈로그 제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가는데 마케팅의 초점을 맞췄다.

이같은 간접 마케팅 전략을 요약한 것이 STAR프로그램. 96년 한국 켈로그에서 본격 도입해 켈로그 본사가 세계 마케팅 표준으로 채택한 기발한 프로그램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단순화(Simplify)시켜 소비자인식을 전환(Take Action), 자연스럽게 소비를 늘리고(Accelerate Consumption), 장기적으로 켈로그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를 구축(Realize Short Term Volume And Build Long Term Equity)하자는 내용이 요체.

보통 5개월의 단기간을 주기로 한 주제 아래 학술회의 광고 교육 등을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이 프로그램의 주 광고내용도 제품보다는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자’‘머리에 영양까지’ ‘튼튼하고 날씬하게’ 등 영양을 주제로 한 슬로건 위주의 카테고리 광고가 주류를 이룬다.

켈로그 영양마케팅의 또 다른 한 축은 ‘영양교육’. 소비의 80%를 차지하는 어린이층을 위해 주로 초등학교와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강의식 교육이나 비디오방영 등을 실시한다.

아침식사의 중요성이나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에 대한 교육을 주 내용으로 국내 5백여 초등학교에 배포된 비디오자료는 교육방송(EBS)과 공동으로 만화식으로 제작돼 아이들에 인기. 물론 여기에도 켈로그 제품에 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다.

이 교육자료는 켈로그 본사로 보내지며 해외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글로벌켈로그’팀이 자료를 취합해 각국 켈로그지사에 참고자료로 보내주고 있다.

켈로그 홍보담당 정구명부장은 “꾸준한 교육과 간접홍보를 통해 ‘아침식사〓영양〓건강〓켈로그’의 등식을 만들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는게 켈로그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정재균기자〉jung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