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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한국지사장이 美본사 인수…컨케이터스 백승구씨

입력 | 1998-12-08 19:39:00


‘미국본사를 집어삼킨 한국의 30대 지사장.’

인터넷 토털 솔루션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컨케이터스코리아’의 백승구(白承九·33) 사장. 백사장은 최근 미국 실리콘 밸리 소재 컨케이터스 본사를 인수해 자사의 지사로 전환했다. 말하자면 지사가 본사가 되고 본사가 지사로 강등된 셈.

컨케이터스는 94년3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백사장을 포함해 한국계 2명, 중국계 2명, 일본계 1명 등 5명이 공동출자해 자본금 6만달러로 출발한 ‘다국적 벤처기업’.

지난해 9월 설립된 한국지사 컨케이터스코리아는 백사장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창립 4개월만에 3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급성장을 보였다. 주력제품인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솔루션 ‘캣스트림’과 인트라넷 솔루션 ‘이지인트라’에 대한 수요가 국내외에서 폭주했다.

‘힘있는 본사’를 위해 백사장은 ‘실적이 미미한 본사’를 합병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백사장은 먼저 본사의 지분 100%를 모두 인수하고 곧이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비록 창립멤버이긴 하지만 실적없이 무능한 이사들을 모두 내보냈다. 그 결과 현재 창립멤버는 엔지니어출신 이사 1명만 남게 됐다.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부서를 제외한 모든 부서는 퇴출시켜 컨케이터스코리아에 귀속시켰다.

백사장은 “5개월간에 걸친 작업 끝에 올 3월 한국지사를 본사로, 본사를 미국지사로 역할을 바꾸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컨케이터스코리아의 올해 매출액은 15억원. 내년에는 최소한 300%의 성장을 장담하고 있다. 현재까지 확보해놓은 계약물량만 30억원.

컨케이터스코리아는 일본과 홍콩 등에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이미 확보해 놓았다. 일본의 경우 NTT와 이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공급을 사실상 합의한 상태이며 이를 통해 매년 50만달러를 벌 수 있게 됐다. 홍콩의 유통회사 ‘파워에이브멀티미디어’와도 배급계약을 했다. 홍콩 일본 등지의 거점이 늘면서 백사장은 앞으로 6개월 내에 미국본사를 부활시킬 계획이다. 백사장은 “이미 미국에서 1천만달러의 투자를 약속받았으며 미국시장 공략을 통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백사장은 “수출을 늘려 세계 최고의 인터넷기반 전문프로그램업체가 되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상훈기자〉core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