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위상 재정립이 시급하다.
구소련이 붕괴된 뒤 NATO는 보스니아내전과 코소보사태 해결을 위해 개입한 것 외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럼에도 NATO의 정체성 위기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납득하기 어렵다. 미국은 지난해 정치적 파장에 대한 고려없이 폴란드 체코 헝가리의 NATO가입을 밀어붙였다. 미국은 NATO를 미국과 유럽의 이익을 침해하는 국제적 위협을 막기 위한 기구로 전환하려고 서두르고 있다. 미국이 NATO를 유럽내 생화학무기 위협이나 국제테러리즘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국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국과 유럽은 NATO를 유럽 이외 지역의 분쟁에 개입하도록 변모시켜서는 안된다. 유럽 이외 지역 파병이 불가피하다면 NATO가 아닌 이해당사국간 연합기구를 통해 해야 한다.
미국은 유럽에 보다 많은 NATO유지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예산의 비중이 낮은 유럽국가들이 NATO를 이끌어갈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NATO는 유럽 내 문제에 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이를 위해 유럽연합(EU)이나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등과의 협조체계 수립이 시급하다. 최근 코소보사태에서 보듯 무장한 NATO군보다는 경찰 인권구호단체 외교관들이 오히려 평화적 사태해결에 도움을 줬다.
NATO는 어떤 분쟁에 개입할 것인지, 그 경우 미국은 참여할 것인지를 밝혀야 한다. 영국이 대륙문제에 전에 없이 관심을 갖고 독일에 새정부가 들어섰기 때문에 NATO의 역할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정리〓김승련기자〉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