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3년째를 맞는 을지의과대학은 학생수에 비해 풍부한 교수진과 2개의 종합병원을 갖추고 있어 국내 최고수준의 교육여건을 가진 의과대학으로 꼽힌다.
대전 용두동에 위치한 을지의대의 전교생은 의예과 1, 2학년과 간호학과 1학년에 재학중인 1백20명. 교수진은 학생보다 많은 1백24명이다.
또 을지재단이 서울과 대전에서 운영하고 있는 종합병원의 의료시설을 교육실습용으로 활용하고 있어 내년부터 의학과 학생들에게 실시될 임상교육의 경우 교수와 학생간 1대1 수업이 가능하다.
학교측은 이처럼 넉넉한 교수진과 의료시설을 바탕으로 40여년간 재단 산하 을지병원과 서울보건대학을 운영해온 경험에서 축적된 의술을 소수 정예의 학생들에게 전수한다는 교육방침을 세우고 있다.
설립자는 범석 박영하(凡石 朴永夏)이사장이고 이규식(李圭植)박사가 학장을 맡고 있다. 교훈은 ‘연구하고 봉사하는 의료인’.
을지재단은 기존의 2개 종합병원 외에 학교 부근에 1천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을 내년에 착공해1회 졸업생이 배출되는 2002년 이전에 완공할 예정이어서 학생들의 연구와 실습, 진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 을지병원과 대전 을지대학병원 규모는 각각 7백병상.
2002년 이후 전교생 4백명에 매년 40명씩의 의대생과 간호학과생이 졸업하는 데 비해 대형 종합병원은 3개나 되기 때문에 을지의대 배출인력을 자체 종합병원에서 모두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학측은 장차 첨단 의료산업 분야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의학 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 3단계의 장단기 발전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첫 졸업생이 배출되는 2002년까지는 의학도서관과 어학실습실 등 지원시설을 확충하고 대덕연구단지 내 연구소들과 협력체제를 구축해 세계적 수준의 교육여건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2단계인 2008년까지는 전문적인 의학이론과 첨단 의료기술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원을 설립하고 기초의학분야의 연구활동을 강화하기 위해 각종 의학연구소에 첨단시설을 완비할 예정이다.
첫 졸업생을 배출한 뒤 6년이 되는 2009년부터는 각종 연구소를 생명공학 신약개발 생약연구 의료기기 개발 등 의학분야별로 특성화해 다양한 의학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장학제도〓전교생의 50%가 장학혜택을 받고 있다. 의예과의 경우 입학시 수능성적 자연계열 상위 2% 이내 학생에게는 재학중 일정한 성적을 유지할 경우 6년간 등록금 전액이 면제된다. 올해 신입생은 모두 수능성적 상위 2% 안에 들어 입학 당시 등록금 면제혜택을 받았다. 1백만∼3백만원씩 지급되는 교외장학금도 5개의 장학재단에서 17명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
▼철저한 영어 및 전산교육〓외국의 최신 의학정보를 빨리 습득하기 위해서는 의학지식뿐만 아니라 고도의 어학실력과 정보통신기술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 대학측의 믿음이다.
입학 후 2년 동안 교육시간의 25%가 어학교육으로, 15%가 전산정보교육으로 채워진다. 이는 국내 다른 의대보다 서너배나 많은 교육시간이다. 이를 통해 영어는 외국인과 의사소통이 충분히 가능하도록 하고 전산은 컴퓨터 그래픽에 의한 사이버 오퍼레이션(가상공간 수술)이 가능하도록 한다.
학교측은 또 교수와 학생 전원에게 E메일 주소를 부여했으며 학생 2.6명당 1대꼴인 46대의 펜티엄급 컴퓨터를 갖추고 학생들이 교내에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치매 및 당뇨 전문센터 집중육성〓을지의대는 올해 초 국내 최초로 뇌은행을 개설할 정도로 치매치료 분야에 독보적이다.
뇌은행이란 죽은 사람의 뇌를 기증받아 연구용으로 보존하거나 조직검사를 통해 신경병리학적인 진단을 하는 시스템으로 뇌에 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보존장치 등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야 가능하다.
을지의대는 뇌은행의 축적된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조만간 치매전문센터를 설립,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 을지병원이 81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당뇨병센터는 88년 국제당뇨병연맹(IDF)으로부터 당뇨병환자 교육모범센터로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윤종구기자〉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