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는 됐지만 속 편한 공무원.
경기 수원시 행정과 자치행정담당 김시만(金是萬·43)계장을 두고 한 말이다.
그는 최근 공직비리를 수사한 검찰로부터 청백리(淸白吏)로 인증받은 깨끗한 공무원의 표상이다.
수원지검은 최근 수원시 중하위직 공직비리 수사를 마친 뒤 17명의 공무원을 기소하거나 징계통보하면서 이례적으로 업자들의 뇌물공세를 단호히 거부한 김계장을 거명했다.
김계장의 청렴결백한 성품이 잘 드러난 때는 96년 2월부터 올 10월까지로 수원시 권선구청 경리계장을 지낼 당시. 그는 재임시 상하수도공사 등 구청이 발주하는 관급공사의 업체를 선정하고 계약하는 업무를 총괄하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단 한번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았다.
수원시내 대부분 건설업체의 로비대상 1순위인 그였지만 업자들이 초대하는 식사자리에 참석하기를 단호히 거절했고 이들과 사적으로 만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수원시 공직비리를 수사했던 검사는 혀를 내두른다.
“수사과정에서 권선구청 계약담당자들의 비리혐의만 포착되지 않아 업자들을 상대로 집중추궁했지만 하나같이 ‘김계장은 절대 돈을 받지 않는 사람’, ‘그 사람과는 밥 한번을 같이 먹을 수 없었다’는 진술밖에 듣지 못했어요.”
김계장은 “공무원 월급이 적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며 “계장은 실무를 맡은 직원들을 감독하는 자리인데 계장이 따로 업자들을 만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달초 김계장은 수원시의 핵심직위인 행정과 자치행정담당으로 영전했다.수원시가 다른 공무원들에게 본받으라는 차원에서 김계장을 이 자리로 이동시켰다는 후문이다.
〈수원〓이명건기자〉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