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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이종호/건강-경제 위해 난방 자제를

입력 | 1998-12-10 19:20:00


기상예보에 의하면 올 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고 한다. 잔뜩 움츠러든 경제, 쪼들리는 살림에 날씨마저 추우니 걱정이다.

한때는 한겨울에도 난방을 지나치게 해 아파트 안에서 반소매 속옷바람으로 지내는 경우도 많았다. 반대로 한여름에는 에어컨을 추울 정도로 틀어 실내에서 두꺼운 옷을 입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시 생각해 볼일이다. 자연을 거스르는 이런 행위가 과연 건강에 좋은 것인지,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인간에게는 체온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다. 냉난방기에 의한 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건강에 바람직하지 않을 것은 뻔한 노릇이다. 겨울에 춥다고 난방에만 의존하면 습도가 낮아져 호흡기질환에 걸리기 쉽고 일의 능률도 떨어지게 된다. 의사들은 온도가 낮을수록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뤄지며 특별한 질병상태가 아니라면 실내온도는 18∼20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이 정도의 기온은 좀 썰렁하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의복으로 보완이 가능하리라 본다.

우리는 그동안 지나치게 에너지를 과소비함으로써 경제위기도 자초하고 심신도 허약해졌는지 모른다. 석유를 수출하는 영국에서는 요즘 업무용 건물도 중앙식 냉난방이나 밀폐식 일변도로 하지 않는다고 한다. 장수(長壽)국민에 속하는 영국인들의 건강비결은 좀 춥게 지내는 것, 그리고 잠잘 때 방문을 조금 열어 외기가 드나들도록 하는 것이라고 한다.

올 겨울은 노숙자들을 생각해서라도 실내에서 좀 썰렁하게 지내는 것이 어떨까.

이종호(건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