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원의 선박가격보다 두배가 훨씬 넘는 25억원의 선박침몰 보험금을 놓고 보험사와 선박회사간에 벌인 소송에서 법원이 침몰사고의 고의성을 인정해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D해운 소속의 냉동참치 운반선인 야요이호는 지난해 4월7일 밤 인도네시아 중부연안 라시섬 근처를 항해하고 있었다.
순항하던 야요이호는 이날 오후10시경부터 갑자기 속도가 느려지며 기관실부터 물이 차기 시작해 서서히 침몰했다.
D해운은 사고직후 보험회사인 현대해상 등에 배가 열대성 폭풍우를 만나 산호초에 좌초했다며 보험금을 요구했다.
그러나 배값보다 비싼 25억원의 보험료를 물게 된 현대해상은 배밑바닥이나 기관실 어디에도 물이 들어올 만한 구멍이 없었고 특히 정상적인 상태였던 해수 흡입구 밸브가 이유없이 열려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지법 민사합의21부(재판장 이홍권·李弘權 부장판사)는 10일 “승선경력 20년의 선장이 침몰시 배를 구하려는 조치를 하지 않고 선원들에게 퇴선명령을 내린 뒤 파티까지 열게한 것은 일반적인 상황과는 너무 다르다”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D해운과 선장이 고의적으로 배를 침몰시킨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보험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며 원고승소판결을 내렸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