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판위를 미끄러져 달리는 기분.
속도가 붙으면 가슴이 탁 트인다. 몸을 비틀며 급정지할땐 전율이 흐른다.
이번 주말엔 스케이트를 타러 가보자.
스키처럼 먼길을 달려갈 필요도 없고 고가의 장비도 필요없다. 주머니에 만원 한장 달랑 넣고 시내버스에 몸을 기대면 어느새 도심속 얼음나라가 눈앞에 펼쳐진다.
겨울 방학이 다가오면서 전국의 야외 및 실내 스케이트장이 문을 열었거나 열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 레포츠의 꽃으로 불리며 사랑을 받았던 스케이팅은 한때 스키열기에 밀리기도 했지만 최근 경제난으로 스키열기가 주춤하면서 찾는 사람이 다시 늘고 있는 추세다.
전국 주요 스케이트장의 이용료는 4천원 안팎. 대화료까지 합해도 1만원을 넘는 곳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스케이트장은 초보자를 위한 강습 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고 있어 누구나 쉽게 배울 수도 있다. 2주일이면 넘어지지 않고 얼음을 지칠 수 있고 한달정도면 코너워크도 가능하다.
빌리는 스케이트는 날이 무뎌 미끄러지기 쉽다. 스케이트는 날을 세워야 제맛이 나는 만큼 2, 3천원을 더 내고 날을 갈고 타는 것이 좋다. 또 헬멧과 장갑은 가급적 착용하는 것이 안전 사고 예방의 지름길.
스케이팅은 실내링크도 좋지만 탁 트인 야외에서 지치는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온몸으로 겨울바람을 가르며 달리다보면 묵은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
서울의 주요 야외 스케이트장은 그랜드 하얏트 호텔, 드림랜드, 어린이대공원 등.
그랜드하얏트호텔은 이용료는 비싸지만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남산 중턱의 호텔 수영장에 설치된데다 화려한 조명 아래 야간에도 문을 여는 만큼 청춘 남녀들간의 색다른 데이트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여의도 시민공원 이촌스케이트장 등은 저렴하게 스케이팅을 즐기려는 알뜰파가 선호하는 곳. 어린이 입장료가 8백원에 불과한만큼 온가족이 함께 부담없이 건강을 다질 수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