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의 ‘특별검사제 연구위원회’는 3년간의 검토 끝에 최종보고서에서 특별검사제법이 심각한 결함을 갖고 있으며 영구히 폐기돼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같은 결론이 내려진 데는 특히 르윈스키 사건이 큰 계기가 됐다.
즉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빌 클린턴 미대통령의 금융비리의혹사건의 하나인 화이트워터 사건의 특별검사로 임명된 후 수년간 실적을 올리지 못하자 대통령의 뒤를 뒤지던 끝에 엉뚱하게 르윈스키 사건을 들춰냈기 때문.
대통령 등 49명의 고위공무원의 범죄를 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국의 특별검사제도는 범죄의혹이 제기되는 순간 수사대상자의 인생은 파멸을 맞는 시스템이다. 형식적으로는 법무장관이 예비조사를 하며 추가수사 필요시 법원에 특별검사 선임을 의뢰하게 돼있지만 법무장관에겐 재량권이 거의 없다.
의혹이 있으면 무조건 90일간 예비조사를 해야 하며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권이 없는 예비조사에서 의혹이 해소되는 일은 거의 없으므로 ‘자동적으로’ 특별검사가 선임되는 것. 나아가 특별검사는 대상자에 관한 사건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수사하며 무제한의 인적 물적 자원을 사용할 수 있다(평균 4천만달러 사용).
이 때문에 특별검사는 명백한 범죄사실을 찾지 못한 경우에도 대상자의 비리를 보고서에 낱낱이 쓸 수밖에 없는 것.
〈허승호기자〉tige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