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슨
감독 올리버 스톤. 주연 앤서니 홉킨스, 에드 해리스. 95년작. 정치적 사건에 대한 올리버 스톤의 열정은 이미 ‘플래툰’에서부터 드러났지만 ‘JFK’를 거쳐 이 작품으로 본격화됐다.
하지만 ‘JFK’에서 보여준 ‘까발리기’보다는 닉슨의 인간적인 번민에 초점을 맞춰 그다지 부담스럽지는 않다. 광포(狂暴)하지 않지만 신경질적인 성격의 닉슨역을 맡은 앤서니 홉킨스의 연기는 그가 아니라면 이 작품이 가능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성격묘사에 성공했다.(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 밀회
감독 데이비드 린. 주연 셀리아 존슨, 트레버 하워드. 45년작. 각자 가정을 갖고 있는 중산층의 두 남녀가 우연히 만나 애틋한 사랑에 빠지지만 결국 각자의 가정으로 돌아가기 위해 자신들의 사랑을 억제하고 안타깝게 이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 단막극 ‘Still Life’를 각색했다.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셀리아 존슨과 트레버 하워드의 매혹적인 열연, 그리고 영화 전반에 흐르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2번이 보는 이를 안타까운 사랑속으로 빨아들인다. 평범한 중산층 가정의 평범한 주부인 로라 제슨(존슨)과 또 한 가정의 가장인 의사 알렉 하비(하워드)는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나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누며 공통점을 발견한다. 그리고 이들은 매주 목요일 역 부근의 찻집에서 만나기로 약속하는데….(레너드 멀틴 ‘영화가이드’의 평가 ★★★★)
〈이승헌기자〉yengli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