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에게. 세월이 빠르다 빠르다 하더니 우리는 어김없이 또 한해를 보내는구나. 올해는 네가 아홉수를 보내느라 그런지 힘든 일이 참 많았던 한해였다.
배부른 몸으로 남편의 교통사고 뒤치다꺼리 하느라 고생많았지? 하지만 고생한 만큼 너희 부부의 사랑이 더 돈독해지는 것을 보면서, 어느덧 한 사람의 아내이자 예비 엄마로 성숙해가는 너의 모습을 보면서 대견하고 기특했다.
우리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두려워하며 그 상황을 피하려한다. 하지만 역경을 어떻게 맞이하고 보내느냐에 따라 현명한 사람과 못난 사람이 나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현명한 사람은그 상황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성실히 이겨내는 사람이겠고 못난 사람은 그 상황에 질질 끌려다니며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사람이겠지.
아들의 교통사고 소식에 놀라 시어머니까지 병원에 입원하시고 남편 병실의 보호자 침대에서 밤을 지내면서도 힘들어하기보다는 남편과 함께 있어서 좋다며 웃음을 잃지 않는 너의 모습, 참 보기 좋았다. 출산 예정일이 얼마 안남았지? 아기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태어날 지도 모르겠구나. 아기가 태어나는 날 흰눈이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건강한 아이의 출산을 바란다.
오정란(대전 서구 변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