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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건국위 오찬대화록]金대통령 『어용 용납못해』

입력 | 1998-12-14 19:16:00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4일 제2건국위의 변형윤(邊衡尹) 대표공동위원장과 고문인 김종필(金鍾泌) 총리 및 조세형(趙世衡) 국민회의총재권한대행 등 관계자 32명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제2건국운동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다음은 대화요지.

▼김대통령〓내가 이제 다시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에 나가겠는가. 일생 지켜온 소신을 바꿔 관변단체를 만들어 정치에 이용하겠는가. 여기 오신 분들도 일생을 깨끗하게 사신 분들인데 관변이나 어용을 용납하겠느냐. 제2건국운동은 순수한 민간만으로는 안된다. 관만 가지고는 더 안된다. 민관이 합심해야 한다. 오늘날 국정이 이렇게 된 데에는 공무원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조금 엄격하게 하면 복지부동하고 조금 풀어주면 옛날로 돌아가려 한다. 공무원의 의식개혁 없이는 아무 것도 성공할 수 없다. 제2건국운동에 사사로운 욕망이나 이해관계가 개입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변위원장〓앞으로 우리 할 일을 깨끗하게 하겠다.

▼김총리〓제2건국운동의 참뜻에 대해 일부 오해가 있어 잡음이 생겼다. 그러나 대통령께서 강조했듯이 제2건국운동은 21세기로 제대로 가기 위해 모든 면에서 거듭나고자 하는 순수한 국민운동이다. 정치목적으로 세력화하지 않을 것이다.

▼조완규(趙完圭)공동위원장〓정치적 이용 운운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 달려 있다. 개혁의지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를 발굴하면 국민도 따라올 것이다.

▼한상진(韓相震)기획단분과간사〓총리께서 정신문화원을 방문해 제2건국의 기초이념을 정신문화원이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에게도 ‘조국근대화’를 이룰 때 잡음이 있었다.

▼양순직(楊淳稙)공동위원장〓민주주의 이념과 국체에 대한 국민인식이 결여돼 있다. 민주시민교육운동을 활발히 전개하겠다.

▼강문규(姜汶奎)공동위원장〓국민과의 연결고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고 접근해야 한다. 그러한 과제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잘못하면 하향식이라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김광웅(金光雄)상임위분과위원장〓평교수시절 새마을운동에 참여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공부문 지도자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은 같다. 잘하는 공무원은 사기를 진작시켜야 개혁이 된다.

▼김대통령〓개인적으로 중시하는 것은 공무원과 준공무원의 의식개혁이다. 그것 하나만 잘 돼도 건국 이후 50년 동안 처음 있는 일이 될 것이며 국민도 달라질 것이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