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무지 모를 일이었다.
상대는 2명이나 적었다.게다가 개인기도 한 수 아래.
기량과 수적 우세에 있는 상황에서 왜 그렇게 허겁지겁 서둘러야 했을까.
부동의 아시아 최강임을 자임했던 한국축구. 그러나 최강이라고 자부하기에는 기량, 경기운영, 전술구사 등에서 모자란 점이 아직도 많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14일 방콕 라자만갈라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태국의 98방콕아시아경기대회 남자축구 8강전.
‘베스트 11’이 총출동한 한국이 2명이 퇴장당해 9명이 싸운 태국에 1대2로 치욕의 패배를 당했다.
6만여 태국 팬의 일방적인 응원과 거친 플레이 등 태국의 유별난 텃세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변명이 통하지 않는 패배였다.
한국은 경기초반 태국의 악착같은 수비와 역습 공격에 말려 고전했다.
게다가 후반 10분만에 태국 시리마카가 거친 파울로 퇴장당한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채 허둥댔다.
오히려 후반 36분 기습공격을 편 태국의 세나무앙에게 선제골을 빼앗겼다.
반격에 나선 한국은 후반 41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유상철이 강하게 차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전에 들어간 한국은 9명이 뛰는 숫적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밀집수비를 펼치는 태국을 효과적으로 요리하지 못하는 미숙함을 드러냈고 5분만에 태국의 담농 옹트라쿨에게 30m짜리 프리킥 중거리슛을 얻어 맞아 무릎을 꿇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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