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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당]발레「호두까기 인형」13년째 세밑대결

입력 | 1998-12-15 19:30:00


“반갑다, 호두인형!”

13년째. 올해도 변함없이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 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대결이 펼쳐진다. 74년 시작, 4반세기를 맞은 국립발레단과 86년 첫 무대를 만든 유니버설 발레단이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펼치는 선의의 자존심 경쟁이다. 23∼27일 서울 중구 장충동 국립극장 대극장(국립발레단) 18∼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유니버설 발레단).

차이코프스키의 3대 발레 중 하나인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 이브가 배경. 선물로 받은 인형이 꿈속에서 왕자님으로 변해, 눈내리는 소나무 숲을 지나 동화의 나라로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줄거리다. 어린이가 숙녀로 변해가는 아름다운 시절의 꿈과 환상이 차이코프스키의 빛나는 관현악과 어우러진다.

국립발레단은 올해 프랑스 파리국제무용콩쿠르 2인무부문 1등상을 수상한 김지영 김용걸 커플이 함께 출연한다는 점을 들어 “올해 승부는 끝났다”고 자신한다. 원숙한 발레 스타들의 개인기에 힘입어 2막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와 관계없이 무용수의 기량을 보여주는 부분)을 눈에 확 띌 정도로 화려하게 고쳤다는 자신. 공연은 평일 오후7시, 토 일요일 오후 3시 7시에 열린다. 최승한 지휘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 반주.

유니버설 발레단은 완벽한 무대조건으로 관객을 유혹한다. 눈내리는 장면을 위해서 은색구슬 수천개를 엮어 무대막을 제작했고, 클라라가 탄 눈썰매가 극장 무대위를 날아다니는 장면은 탄성을 자아낼 것이라는 설명.

구소련 사회주의 체제에서 만들어진 ‘바이노넨판’대본을 사용한다는 점도 공연의 특징이다. 사탕요정의 역할을 없애고 극중 어린이 클라라가 꿈속에서 성인이 되어 직접 왕자와 2인무를 춘다. “대체 여주인공이 누구지?”같은 기존공연의 의문점을 풀어주는 답안이다.

예술의 전당은 어린이들을 위해 공연전 오페라극장 로비에서 애니메이션 ‘눈사람’을 상영한다. 오후3시반 7시반. 20, 25일은 오후3시반 공연만 있으며 21일은 공연이 없다.

국립발레단 공연 02―274―3507(국립극장) 유니버설 발레단 공연 02―580―1700(예술의전당)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