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회의원들 사이에 또다시 ‘누가 돌을 던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돌기 시작했다. 섹스 스캔들을 일으킨 빌 클린턴 대통령을 탄핵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는 공화당의 차기 하원의장 내정자 보브 리빙스턴 의원(사진)이 혼외정사를 가졌다는 사실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리빙스턴 의원은 의회전문지인 ‘롤 콜’이 17일 “리빙스턴이 의회진출 이후 혼외정사를 가진 사실이 포착됐다”고 보도하자마자 공화당 의원총회에서 불륜사실을 공개 시인했다.
이에 앞서 △클린턴대통령의 탄핵 청문회를 주관한 헨리 하이드 법사위원장 △클린턴의 선거자금 스캔들을 조사해온 댄 버튼 하원정부개혁감시위원장 △클린턴에 공격적이었던 헬렌 체노웨스 등 3명의 공화당 의원이 혼외정사를 가졌다는 사실이 드러난 바 있다.
리빙스턴 의원은 도색잡지인 허슬러의 발행인 래리 플린트가 쳐놓은 덫에 걸린 것으로 보인다. 플린트는 그동안 ‘공화당 위선자’들의 위선을 밝히기 위해 1백만달러의 현상금을 걸고 공화당 의원들의 부정(不貞)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왔다.
뉴욕타임스지는 18일 허슬러의 편집장 앨런 맥도널이 “공화당 관련인사의 제보로 리빙스턴의 혼외정사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맥도널은 한술 더 떠 “스스로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있는 사람은 비단 리빙스턴의원만이 아니다”라고 엄포를 놓아 워싱턴 정가에 나도는 ‘불륜의원 리스트설’을 뒷받침했다.
리빙스턴은 불륜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임하지는 않겠다고 밝혔으나 클린턴에 대한 강경입장에는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