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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잡음」잠재우기 문책…대우전자사장 퇴진

입력 | 1998-12-21 07:24:00


재벌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대규모사업교환(빅딜)에 반대하는데 대한 문책성인사가 잇따르고 있다.

배순훈(裵洵勳)정보통신부장관이 빅딜 관련 비판 발언 등의 이유로 전격 경질된데 이어 삼성자동차―대우전자 빅딜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던 전주범(全周範)대우전자사장이 20일 교체됐다.

또 실무차원에서 두 회사의 조율을 맡았던 산업자원부 임래규(林來圭)자본재산업국장이 무역조사실장으로 자리를 옮기기로 내정됐다.

지난해말 상무에서 사장으로 발탁됐던 전사장은 삼성자동차―대우전자 빅딜 발표직후인 9일 사내통신망에 “삼성자동차의 맞교환대상으로 대우전자가 거론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우리끼리 똘똘 뭉치면 자체적으로 독립법인을 추구할 수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대우측은 ‘그룹차원의 결정사항에 대해 최고경영자가 불만을 표시할 수 없다’는 차원에서 전사장이 퇴진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산자부도 자동차와 전자 빅딜, 한보철강 입찰, 중공업―항공 빅딜업무를 맡아온 임국장에게 업무처리가 매끄럽지 못했다고 책임을 물었다.

임국장은 또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고용승계 문제와 관련해 두 회사가 합의문을 내도록 추진했다가 실패해 각사의 입장만 발표되는 과정에서 재계에 ‘정부가 무리하게 빅딜을 추진하니 잘 안되는 것 아니냐’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진데 대해서도 책임을 추궁당했다는 것.

이에 따라 배전장관과 임국장에 대한 문책인사는 빅딜에 반대하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강경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일부 연구위원과 재계관계자들이 공개, 비공개적으로 빅딜에 대한 반대의견을 피력하는데 대해 엄포를 놓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다.

한편 대우그룹은 대우전자 신임사장에 양재열(梁在烈)대우멕시코지역본사사장을 내정했다. 양신임사장은 전사장에 앞서 95년부터 97년까지 3년간 대우전자사장을 지냈다.

〈박현진·홍석민기자〉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