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한국과학기자클럽으로부터 ‘올해의 과학자상’을 수상한 서울대 물리학과 임지순(任志淳·47)교수.
그는 올해초 영국의 저명한 과학전문잡지 네이처지에 ‘꿈의 탄소반도체’관련 논문을 게재하면서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을 인정받았다.
임교수의 논문은 “흑연의 탄소분자는 10억분의 1m 굵기의 ‘나노튜브’라는 속이 비어있는 초미세관형태의 줄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나노튜브를 10개이상 밧줄처럼 꼬아 합성한 재료로 반도체를 만들면 집적도를 현재보다 1만배 이상 높일 수 있다”는 획기적인 내용.
“현재 가장 앞선 반도체인 1기가D램의 회로선폭은 0.2㎛(1천만분의 2m)이지만 반도체 재료로 쓰이는 실리콘의 특성상 그 이하로는 설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입니다.
차세대인 테라(10조)급 반도체를 개발하려면 새로운 소자가 필수적이죠.”
참고로 1기가D램은 신문 8천1백92장을 저장할 수 있다면 1테라 D램은 8백38만8천6백8장을 기억시킬 수 있다.
임교수는 또 “나노튜브는 특성상 강도가 매우 강하기 때문에 반도체가 아닌 탄소섬유를 만들 경우 강철보다 10배 이상 강한 테니스라켓을 만드는 등 각종 신물질 제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70년 대학입학 예비고사에서 전국수석을 차지했고 서울대에 전체 수석으로 입학한 수재.
75년 미국의 UC버클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85년까지 매사추세츠공대(MIT)와 벨연구소에서 연구생활을 하는 등 물리학 연구분야에서 ‘최고의 코스’를 밟아왔다.
현재는 서울대 이론물리센터(CTP)의 고체물리이론실장을 맡아 이 분야 연구를 이끌고 있다.
〈정영태기자〉ytceong@donga.com